한류에 빠진 젊은층 몰린다…K편의점 질주에 일본 '초긴장' [송영찬의 신통유통]

입력 2023-07-21 13:54   수정 2023-07-21 14:05

싱가포르 퀸즈타운역 인근의 주상복합 아파트 ‘스카이레지던스 앳 도슨’ 상가 내 편의점엔 떡볶이·컵밥·닭강정 등 한국식 즉석 먹거리 코너가 있다. 서울 한강시민공원 편의점에서나 볼 법한 즉석 라면 조리 공간도 있다. 지난 5일 이마트24가 싱가포르에서 세 번째로 문을 연 이 매장의 매대는 60% 이상이 김밥, 반찬, 식혜 등 한국 즉석식품과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비롯한 한국산으로 구성돼있다.

‘K편의점’이 글로벌 1000호점 개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17년 편의점 CU가 업계 최초로 이란에 진출한지 불과 6년 만이다. 한국 편의점 업체들은 K팝과 K푸드를 무기삼아 전 세계에서 ‘편의점 제국’을 건설한 일본 편의점의 아성을 넘겠다는 목표다. 현지화를 전면에 내세운 일본·미국 등 다른 나라 업체들과 달리 K푸드 등 한국 문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내년 전세계 5개국 1200여개 매장
21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업체 3사(GS25·CU·이마트24)는 베트남·말레이시아·몽골·싱가포르 등 4개국에 92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GS25·CU·이마트24는 올해 중 해외에서 각각 181개, 98개, 29개의 매장을 추가로 연다. 현재 영업 중인 점포(922개)를 더하면 연말엔 전 세계 4개국에 1230개의 K편의점 매장이 불을 밝힐 전망이다.

진출국가도 늘고 있다. CU는 내년 상반기 중 업계 최초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한다. 카자흐스탄을 거점으로 중앙아시아 주변국들로 추가 진출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K편의점의 공격적인 영토 확장에 일본 내에서만 5만6000개가 넘는 편의점 점포망을 보유한 ‘전통 강자’ 일본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일본 NNA통신은 지난 5월 “일본 편의점 업체들은 GS25가 시장에서 재빨리 브랜드를 확립시키기 위해 출점 공세를 펼치는데 대해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미니스톱은 최근 베트남 내 매장 수를 현재 151개에서 연말까지 200개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1년 베트남에 진출한 미니스톱은 오랜 시간 미국계 업체 서클K(현재 423개 매장)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 2018년 GS25의 베트남 진출에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GS25는 진출 4년여만에 14일 기준 베트남에서 21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GS25보다 1년 앞서 베트남에 진출한 세계 최대 편의점 업체 세븐일레븐 역시 현지 매장 수는 80여개에 불과하다. 일본 업체들이 주춤한 틈을 국내 업체가 파고든 것이다.
대형마트와는 달랐던 편의점의 해외 진출
글로벌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한국 제조업체들과 달리 한국 유통업체들에게 해외 시장은 난공불락이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경우 편의점과 달리 대규모 소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필수적인 여러 우호적인 현지 협력업체를 구하는데서 큰 장벽에 부딪혔다. 현재 이마트가 배트남·몽골, 롯데마트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에서 순항하고 있지만, 지난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코로나19 대유행 등은 해외에 진출한 대형 유통업체들에겐 큰 악재로 작용했다.

편의점은 달랐다. 개별 점포의 규모가 작고 소비자들의 타깃 제품이 다르다보니 신선식품 대규모 조달과 같은 압박이 덜했다. 국내 편의점 업체 3사 모두 현지의 대형 유통 및 식음료(F&B) 업체들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었단 점도 점포망 확대를 용이하게 했다. 현지 사정에 밝은 제휴사들이 매장 위치 선정, 상품 소싱 등을 주도하고 각사는 브랜드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받은 덕분에 리스크를 줄였다.

개발도상국의 유통업 환경도 편의점에 더욱 유리하게 작요했다. 현재 K편의점이 문을 연 국가들은 싱가포르를 제외하고는 모두 2030 젊은층 인구가 많고 국토가 넓은 개발도상국이다. 시장 성장 가능성은 큰데 반해, 국토가 밀림·사막·바다 등 맹지로 분절돼 주요 도시 간 거리가 먼 곳들이다. 그러다보니 해당국들에선 촘촘한 물류망을 구축하기 어려워 e커머스의 발달도 더디다. 3사가 각국에서 진출 초기엔 도심부, 대형 쇼핑몰 내부 등에 매장을 열었다가 갈수록 주거 밀집지역 등 현지인들의 생활 깊숙이 매장을 늘리는 것도 이러한 점을 노렸다.
수익성 확보는 과제
K팝, K드라마, K푸드 등을 위시한 한류 열풍은 한국 업체라는 점이 일종의 ‘스펙’처럼 작용하도록 만들었다. 한류에 빠진 현지 젊은층이 일부러 K편의점을 찾기 때문이다. 이에 K팝을 전면 무기로 내세우기도 한다.

CU는 지난 3일 음반유통사 YG플러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외 매장을 YG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해 꾸미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편의점을 넘어 K팝 아이돌 포스터와 영상이 나오는 매장에 들러서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단 전략이다.

다만 편의점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전까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해외에 진출한 편의점 업체들은 각국에서 모두 빠른 속도로 점포망을 늘려가곤 있지만 아직 초기 투자 비용은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업계 고위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에선 통상 한 국가에 1000개의 매장은 있어야 유의미하게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며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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